도장(PAINTING) 이야기

도장에 관한 이야기 31 - SPC 수지를 이용한 방오도료의 이해

성부장 2020. 12. 5. 11:20

SPC 수지를 이용한 방오도료의 이해

 

1. SPC 수지 자체의 방오성에 대한 평가

 

역사적으로 SPC(Self Polishing Copolymer)는 M&T사가 Biomet이라는 상품명으로 성공하면서 방오도료에 있어 SPC를 바인더로서 사용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의견에 일치하게 되었다. 이 수지는 아크릴 주쇄에 Tributyl tin oxide(TBTO)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놓은 구조로서, 이 결합은 pH 8 이상의 알칼리에서 가수분해가 이루어져 주쇄가 아크릴 산의 공중합체가 되어 약 알칼리인 해수에 용해되는 특성을 부여한다. 즉, 가수분해 되기 전의 수지는 해수 불용성이지만 가수분해가 되면 아크릴 산의 공중합체가 되므로 수지는 해수 가용성이 되어 해수 중에 서서히 녹게 되는 것이다.

<그림 설명>

(a) Tin base 수지의 가수분해에 대한 화학적 이해도로서 해수에 접촉된 도막의 표면에서 가수분해가 되어 TBTO가 먼저 해수로 용출되며, 충분히 가수분해 되어 아크릴 주쇄에 카르복실 산(-COO-)이 많아지면 그 때 비로소 수지가 해수 중에 녹아 나오고 하부의 새로운 가수분해 층이 노출되어 동일한 과정이 반복됨.

 

(b) 수지가 가수분해되기 전 해수 불용성인 상태에서 가수분해가 되어가면서 해수 가용성으로 되는 과정을 그림으로서 표현함. ○ 는 TBTO와 같은 가수분해에 의해 이탈되는 부분이며, ▶은 카르복실 산과 같은 가수분해 후 수지가 해수에 녹는 특성을 부여하는 부분으로, 충분히 가수 분해되어 수지가 해수에 녹기 전에 일부 가수분해 된 상태는 일시적으로 비누와 같은 성질을 유지함.

 

돌이켜보면 꼭 TBTO가 아니더라도 수지가 가수분해 과정을 거쳐 해수 불용성에서 해수 가용성으로 전환되도록 디자인 할 수 있다. 그러나 SPC형 방오도료 개발 초기에는 tin의 사용이 자유로웠으므로 해양 생물에 독성을 발휘하는 TBTO를 사용하여 수지가 SPC특성과 자체 방오력도 갖도록 하는 복합적인 장점을 부여할 수 있었다.

 

최근에 와서 TBTO의 부정적인 요소가 부각되고 사용이 금지됨에 따라 새로운 SPC가 요구 되었고, tin base 수지의 가수분해에 의한 SPC 발현 특성이 이미 충분히 알려지고 검증되었으므로 동일한 수지 구조에서 단순히 TBTO를 대체하는 방법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라는데 각 메이커의 일치된 의견일 것이다.

 

여기서 과연 무엇으로 TBTO를 대체하면 보다 쉽고 빠르게 개발된 수지를 방오 도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각 메이커는 고민을 하였고, 또한 이러한 고민들의 결과로서 크게 metal ester계와 silyl계로 발전되었다. 또한 metal ester계는 사용하는 금속이 zinc와 copper로 나누어졌으며 이것은 수지 메이커의 고유의 상황에 따른 선택에 의한 요인도 있을 것이다.

<그림 설명>

(c) TBTO를 결합한 tin ester에 대한 대안으로서 zinc나 copper를 이용한 metal ester와 trialkyl silyl을 이용한 silyl ester가 개발되었다.

 

(d) 각 type별 수지의 가수분해에 따른 특성 비교. x축은 수지의 가수분해 진행도이며, 왼쪽 y축은 수지의 용해성 영역을 표현하였고, 오른쪽의 y축에는 용해도와 해수 친화도의 척도를 표현하였다. 용해성 영역은 크게 불용해(insoluble), 반용해(semi soluble, soap나 흡수성 수지와 주로 해수를 흡수하며 일부 소량 녹는다), 용해(soluble) 3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반용해인 soap 상태 이전에는 거의 녹는 성분이 없으므로 단순히 해수와의 친화력(affinity)의 정도 차이를 표현할 수 있으며, soap 상태가 되면서 비로소 수지가 얼마나 녹는가, 즉 양적 평가가 가능할 것이므로 용해도(solubility)의 개념이 적용될 수 있다.

 

아크릴 주쇄의 카르복실 산과 금속과의 결합은 이온성과 공유성을 동시에 갖는다. 결합에 있어 이온성이 많을수록 극성이 커지므로 물과의 친화력이 높다. 또한 결합 자체는 이온성이 비슷하더라도 금속이 고유하게 발현하는 특성과 주변에 어떠한 원소들과 다른 결합을 동시에 하고 있는가에 따라 총체적인 물과의 친화력이 서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대한 가장 간편하고 신뢰할 수 있는 척도 가운데 하나가 접촉각을 측정하는 것이며, 접촉각이 높을수록 물과의 친화력이 약하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접촉각은 silyl 계 SPC > tin 계 SPC > metal 계 SPC(zinc copper) 의 순서이며 , 따라서 수지가 가수분해 되기 전에는 비록 불용성이기는 하지만 해수에 대한 친화도는 차이가 있게 된다. 그림 (d)에서 가수분해가 전혀 되지 않았을 때 나 초기에 insoluble 영역에서 affinity의 차이가 나는 것이 그 설명이다.

 

그러나 일단 세 type 의 수지 모두 해수와 접촉이 되면 표면으로부터 수분을 흡수하게 되어 가수분해가 일어나 점점 카르복실 산이 많아지게 된다 카르복실 산이 많아지면서 수분에 대한 친화력은 증가하고 , 따라서 충분히 가수분해가 되어 수지가 녹을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마치 흡수성 수지와 같은 상태로 있으며 일부는 소량씩 해수에 녹아나기 시작한다. 그림 (d)에서 음영으로 구분된 soap 영역이 그 설명이다.

 

계속적인 가수분해에 의해 수지가 해수에 녹을 수 있는 상태로 카르복실 산이 많아지면 비로서 해수에 녹아 나오며 , 양적 논의가 가능해지므로 용해도가 증가하게 된다. 그림 (d)의 soluble 영역이 이에 대한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metal 계 SPC 가 용해가 되기 시작하는 soap 상태로 가장 먼저 도달하기 때문에 가수분해가 가장 빠 르고 , silyl 계 SPC 가 가장 느리다 . 알려진 바에 의하면 silyl 계 SPC의 가수분해 속도는 tin 계 SPC 의 그것에 약 70% 라고 한다.

 

이러한 가수분해 속도의 차이는 도료화 하여 실제 선박에 적용할 때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다음의 표에 그 차이를 정리하였다.

수지 Type 

장점(advantage) 

단점(disadvantage) 

Tin계

SPC

1. TBTO 의 자체 독성에 의하여 방오제의 단순화

2. 균일한 마모율

3. 도막의 물리적 특성이 양호함

1.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2. 수지 자체가 방오성이 있으므로 마모율과 

방오 성능 간에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Metal계

SPC

1. 가수분해 속도가 빠르므로 방오제의 용출이 

용이하다.

2. 수지가 적정 수준의 극성을 가지므로 안료에 

대한 분산성이 좋다.

3. 또한 이로 인해서 도막의 물리적인 특성이 우수하다.

 

1. 수지가 자체 독성이 없으므로 사용하는 

방오제 양이 많다.

2. 가수분해 속도가 빠르므로 팽윤 상태로 있는 부분이 두껍다.

3. 따라서 도막 하부에 있는 방오제도 도막이 마모되기 전에 용출이 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도막의 방오성이 감소될 위험이 있다.

Silyl계

SPC

1. 가수 분해되는 과정에서 팽윤 되는 부분이 가장 얇다.

2. 따라서 마모율이 낮다.

3. 화학적인 안정성이 높으므로 여러 가지의 다양한 방오제를 사용할 수 있다.

 

1. 사용되는 원료의 가격이 비싸다.

2. 안료에 대한 분산성이 낮아 배합에 한계가 있다.

3. 마모율이 낮으므로 방오제의 용출이 임계 

농도 이하가 되어 방오성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각 수지 및 도료 메이커는 이러한 장단점을 잘 이해하고 있으므로 선택하는 수지 type에 대하여 충분한 검토를 거쳐 보증 기간을 정하며, 대개의 도료는 최장 5 년의 보증을 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현재 SPC형 방오도료는 silyl계나 metal계라는 수지만으로 성능의 우열을 논할 수 없으며, 어떠한 수지를 사용하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선택하는 수지에 대하여 방오도료로써 특성을 가장 효과적으로 잘 발휘할 수 있는 도료를 개발하는가에 달려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2. Metal계 SPC 수지의 자체 방오성

 

지금까지 알려지고 아직도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오제는 아산화 동(Cu2O, cuprous oxide)이다. 고대에는 선박에 해양 생물의 부착을 막기 위해 동판을 선체에 부착하여 사용하기도 하였다. 그것은 동 자체의 방오성이라기보다 동이 해수와 접촉하여 분해(산화)되는 과정에서 중간에 생성되는 1가의 구리 양이온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구리나 아산화 동은 산화 또는 해수 중에 소량 해리되어 Cu+ 이온을 생성하고, 생성된 Cu+이온은 해수 중의 염소 이온(Cl-)과 결합하여 [CuCl2]-(cuprous dichloride anion) 형태의 중간 착물을 형성한다. 바로 이 cuprous dichloride 음이온이 해양 생물에 대하여 방오제로서 작용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cuprous dichloride는 더욱 산화되어 Cu2+ 양이온으로 되고, 더 이상 고려할 만한 방오성은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Metal계 SPC에 사용되는 금속은 현재 copper나 zinc이다. 그러나 이 금속들은 모두 2가의 양이온 상태로 처음부터 존재한다. 금속은 자연계에서 쉽게 산화(양이온이 되거나 양의 전하가 증가하는 반응) 되지만 반대로 환원(산화의 반대 방향의 반응)은 높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copper 나 zinc를 이용한 metal계 SPC는 가수분해 된 후 금속 이온이 환원되지 않으면 그 자체의 방오 성능은 기대할 수 없다. 만약 Cu2+의 상태로서 방오 성능을 발휘한다면 우리는 아산화 동(Cu2O, cuprous oxide)이 아닌 보다 경제적인 산화 동(CuO, cupric oxide)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tin계 SPC를 제외한 다른 형태의 SPC수지는 자체적으로 방오 성능이 없다.